글제목
낡은 군화를 보면서
작성일
2011-07-05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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산에 갔다가 내려오는 길에 시간이 좀 있어 들린 곳에서 본 것이다. 아주 오래되고 낡은 군화가 두 컬레 놓여있다. 낡은 것인데 자꾸만 눈이 간다. 저 군화 주인은 누굴까? 이 집 주인의 것일까? 아니면 이미 이 세상 사람 아닌 누군가의 것인지도 모르겠다. 어쩌면 이 집 주인의 죽마고우 것인지도... 아무려면 어떠랴. 그것을 따지는 것 마저도 의미없는 것이거늘... 세상에 온전한 것, 영원한 것, 완전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. 사람은 홀로 태어나 홀로 살다가 홀로 죽는 것이고, 세상의 모든 존재가 다 그러한 것을... 길가에 건물을 지어논 사람 중 지금 그곳에서 그대로 생활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. 평생을 영원히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지어 세 글자 자기 이름을 붙이지만 모두들 다 흐르는 물처럼 찰라의 시간을 소유하고 잠시 머무를 뿐이다. 세상에 영원한 주인은 없는 것이다. 남편도 아내도 자식도 잠시 맡겨진 것 뿐이니, 영원이란 말은 그렇게 믿고자 함일뿐 내일은, 앞으로는 하면서 오늘에 충실하지 못하면 그 기회를 영영 놓치고 말 것이다. 그래선가 나는 요즘 유치찰란한 유행가 가사들이 큰 스님의 화두처럼 와닫는다. [어머나 어머나 이렇지 마세요...]이렇게 시작해서...[사랑해요.. 다 줄께요...] 하는 말은 세상의 이치를 한 눈에 꾀듯 시기적절한 순서를 가지고 세상을 푸는 것처럼 보인다. 처음부터 헤퍼서도 안되지만 끝끝내 꽉 틀어쥐고 여미다가는 종내 땡치고 말 일이기에... 모든 시작은 봄으로 부터가 아니라 기나긴 겨울에서 출발을 한다. 준비하는 과정없이 어떻게 봄에 싹을 띄울 수 있을 것인가. 봄은 만개하는 것이요 준비하는것이 아니기 때문이다. 내 삶의, 그대 삶에 봄을 여름을 차례로 맞기 위해서는 오늘 이 겨울에 시작을 할 일이다. 풍성한 결실의 가을을 맞이하려면....아닌가... 세상에 영원한 것이 없고, 모든 것에는 때가 있는 것이니, 정녕 그대 사랑을 하려거든 때를 놓치지 말 일이다.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담고 그리고는 님이 떠나기 전에 정말 전에 찍어논 낡은 구두 사진을 바라보는데, 창가에 목련이 지금 마악 꽃봉우리 터지려 한다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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